▲ SAPIO 2014년 8월호 표지.(자극적인 문구가 눈길을 끈다.)



SAPIO는 일본에서 보수우파월간지로 분류된다.


기획기사인 '베트남 대학살'의 서두는 박근혜 대통령의 3.1절 기념식사 인용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일본을 향해 한 이 발언의 진의는 오히려 한국에게 어울리는 말이라며 이후 내용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기사를 쓴 목적이다. 기사를 쓴 장본인은 "그 목적은 단 하나, 위안부문제와 역사인식문제 등 일본에 대한 모욕과 폄훼하는 행위를 즉각 중지하기 위해서다."라고 밝히고 있다.


목적은 어찌됐든 그 내용이 사실인지, 올바른 시각에서 비판한 것인지를 판단하면 그만이지 잡지의 성향을 따지는 것은 감정에 치우쳐 현실에서 눈을 돌리려는 자일 뿐이다.


1부에서는, 블로그에는 없지만 실제 원문 기사에는 베트남 각지에 세워진 위령묘의 사진과 함께 희생자 숫자를 정확하게 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지에서 유가족들의 생생한 증언을 다수 수록하고 있다는 점과 벽화에 대한 해설도 빠지지 않았다.


유가족의 증언에 의하면 한국군의 살육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잔혹무도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강간 후 여성과 아이까지 몰살했다는 얘기는 마땅히 표현할 단어를 찾기도 힘들다.


뿐만아니라 한국의 전쟁기념관까지 둘러 본 기타오카는 한국이 베트남전쟁의 과오를 전혀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찬미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2부에서는, 베트남여성과 한국 남성 사이에 태어난 '라이따이한'에 관한 이야기다. 이 기사는 실제로 한국군에게 윤간 당한 여성의 생생한 증언과 현지 신문사 편집장이 작성한 보고서를 근거로 삼고 있다.


여기서도 한국군의 잔인한 학살행위와 오히려 그들이 춤을 추었다는 증언으로 추정컨데 살육을 즐겼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더구나 전쟁을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해 소녀를 이용해 성매매브로커 역할을 한 한국인에 관한 내용도 실려있다.


3부에서는, 1부와 2부의 숨길 수 없는 적나라한 사실을 한국 언론에서는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다. 실제로 과거에 한겨레에서 특종 보도가 나간 뒤 극우폭력조직인 고엽제전우회의 만행을 알리고 있다.


더 나아가 현 대통령인 박근혜와의 관계를 밝히며 둘의 밀월관계까지 낱낱이 밝히고 있다.


게다가 취재팀이 '한겨레'와 영화 '하얀 전쟁'의 감독인 정지영과 원작자인 안정효에게 답변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한 사실이 한국내에서 이 베트남대학살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없는 현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4부에서는, 지금껏 이러한 어두운 역사를 묵인해 온 한국정부에 관한 이야기다. 한국의 역사교과서에 베트남 전쟁에 대한 내용이 얼마나 편향적인지 고발하고 있다.


이 기사를 읽고 "의도가 불순하다", "보수우파잡지"라며 낙인을 찍어서 내용을 싸그리 부정하고 싶은 한국인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 기사는 목적이야 어찌됐건 시대 배경에 대한 이해와 현지조사를 통한 철저한 증언이 뒷받침해 주고 있다. 오히려 한국인들의 머리속에 자리잡은 일본 우파에 대한 편견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기까지 한다.


이 기사를 읽고 대부분의 한국인의 속마음은 이럴 것이다.


"왜 하필 보수우파잡지가 썼나. 분통터진다. 일단 보수우파니까 우익놈들의 망상이라고 주장하자. 그러면 내 마음이 편해진다."


나는 일본 보수우파계열의 주장을 종종 들을 때면 수긍하는 점이 많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그저 좌우 편을 갈라서 생각하는 한국인 특유의 종특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시각으로서 올바른 비판은 수용하고 고쳐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일본내 혐한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름 아닌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에서 베트남 대학살은 그동안 묵인해 왔고 역사교육에서도 찾기 힘든 어두운 과거였다. 반일을 위해 위안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도 우리가 저지른 만행은 거의 떠올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베트남 정부가 사과를 거부하고 자신들이 승전국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반성해야 하는게 마땅하다. 그것은 베트남 정부가 어찌됐건 잘못의 책임은 우리에게 있기때문이다.


엔하위키라는 곳에 가면 베트남인들의 증언을 부정하기 위한 역겨운 주장들로 빼곡하다. "상황이 이랬으니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로 살육이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일본 우익들이 어쩌니 저쩌니 하면서 똑같은 짓을 저지르는게 한국의 현실이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철저한 반성이 있은 뒤에야 고개를 들고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끝으로 이러한 훌륭한 고발 기획 기사를 읽고 엉뚱한 논리와 궤변으로 해석한 블로그가 있어서 소개한다.


☞ 일본의 물타기 [라이따이한]과 [베트남전쟁]


이 블로거의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형편없고 오히려 일본에 대한 열등감, 피해의식, 증오로 불타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우선 그는 타쿠쇼쿠대학의 노무라 스스무 교수가 뻥을 친다고 하지만, 노무라 교수는 <코리안 세계의 여행(コリアン世界の旅)>으로 상까지 받은 유명 논픽션 작가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한국인을 취재하며 '코리안'의 정체성을 파헤친 걸작으로, 물론 필자도 완독, 소장하고 있다. 아마 저 블로거는 타쿠쇼쿠대학과 오선화가 일본내 보수우파라는 이유만으로 노무라 스스무가 베트남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매도하고 싶은 것이겠지만 이는 명백한 망상이다. 더구나 명백한 현지인의 증언을 '~카더라'라며 왜곡까지 하고 있다. 그럼 위안부의 증언은 모두 거짓이겠지.


그리고 누구나 알고 있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귀를 잘라간 사실을 언급하며 날조로 점철된 '물타기'를 펼치고 있다. 그럼 그 이전에 안정효와 정지영을 욕하는게 옳지 않은가?


정말 가관인 것은 사과에 대한 내용인데 "한국의 대통령이 사과를 했으니 끝난 일이다"라는 식의 주장이다. 그럼 위안부문제는 일본 총리가 한국에 사과를 했으니 끝난 일 아닌가?


게다가 '시민단체가 보상과 지원을 하고 있다'라는 점은 위안부를 위해서 구성된 일본인의 민간 기금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것 같다. 그리고 한국이 베트남에 사과와 경제적 지원을 하기에 우호적이라고 하는데 이는 한일관계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베트남에게 사과한 시기도 전쟁이 끝난 뒤 한참 세월이 흐르고 좌파정권이 들어선 후였다.


결국 저 블로그 주인의 논리는 '내가 옳고 넌 틀렸다'는 전형적인 에고이즘이다.(참고로 한국인을 에고이즘이라고 표현한 사람은 저 블로거가 그토록 싫어하는 오선화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나.) 한마디로 일본 욕을 하면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고 일본에서 주장하는 사실을 왜곡, 날조함으로써 현실도피를 하려는데 급급한 것으로 보인다.


기어이 마지막에는 "한국군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파견된 용병이었다"라는 말로 자위를 하기까지 한다. 스스로의 반성이란 전혀 보이지 않는다. SAPIO가 정말 제대로 한국을 들여다 보았다는 것을 저 블로거가 증명해 준 것이다.

Posted by 아리스토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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