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한국인의 종특이 또 한번 발현한 순간이었다. 지겹도록 봐왔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허정무 부회장의 기자회견에서 반성이란 손톱만큼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말로만 반성을 말할뿐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


4년전으로 돌아가보자.


2010년 일본대표팀은 오카다 감독의 지휘아래 남아공월드컵에서 뛰어난 경기력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오래전부터 일본대표팀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일본대표팀 시합을 가능한 찾아보면서 그 실력을 체감해왔다. 남아공 월드컵으로 인해 나는 일본이 한국을 뛰어넘었고 두 나라간의 우열은 확실해졌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월드컵 이전 일본의 경기력은 한심할 정도였고 한국에게도 패한 경험이 있었고, 더구나 이 나라의 광기서린 반일여론에 세뇌된 한국인들은 일본을 깔보기만 할뿐이었다.


결국 2011년, 한국은 혼다가 맹활약한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겨우 승부차기까지 갔지만 패하고 만다. 그러나 기록상으로는 무승부라며 자위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2011년 8월 10일. 일본 삿포로에서 한일전이 치러졌다.


2010년에는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기도 한 일본의 경기력은 승승장구를 하고 있었고 상식이 있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국의 완패를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무슨 자신감인지 조광래는 기세등등했다. 그리고 3:0 완패. 시합내내 한국은 일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사람들은 삿포로 참사라고 불렀다. 이 경기의 결과를 예상하지 못할뿐더러 승리를 자신했던 인간들은 그야말로 무지무식의 결정체였다.


더 충격적인 것은 조광래의 시합후 인터뷰였다. 줄 곧 변명을 늘어놓고 정신승리하는 그의 모습은 추악할 뿐이었다. 승복한다는 개념 자체를 상실한 것처럼 보였다. 그라운드에서도 항상 감정적인 모습을 자주 드러내던 그는 경기장밖에서도 신사적인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결국 월드컵 아시아예선의 부진으로 조광래는 경질된다. 나는 경질을 반대했다. 조광래의 축구는 현실과 동떨어졌지만 4년 보장은 최소한 지켜져야 했기때문이다.


조광래호의 가장 큰 의문점이 있었는데 바로 의문의 선수선발이었다. 조광래는 이회택이 선수 선발에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으며 경질과정에서 계약금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협회의 더러운 태도마저 드러나고 말았다.


사실 조광래의 경질에는 냄비근성 투철한 축구팬들의 원성도 한 몫했다는걸 잊어서는 안된다. 당시 조광래를 자르라고 그렇게 욕했으면서 언제그랬냐는듯 다 잊어버린 인간들 반성하길 바란다.


이후 당시 회장이었던 조중연이 최강희를 데려와 앉혔다. 최강희는 조광래의 패스 위주의 축구는 한국 축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축구는 쓰레기였다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시간이 없었다라는 말도 나오지만 아시아 최종예선 막판에 보인 전술없는 전술은 가히 역사에 남을 만한 졸전이었다.


전북 현대의 경기를 보면 그가 왜 돌강희인지 아주 잘 알 수 있다. 개개인의 뛰어난 피지컬과 체력으로 90분간 죽어라 뛰어다니는게 이 팀의 특징인데 섬세함이란 눈꼽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저능한 축구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이런 축구가 K리그에서 승승장구를 하니 '닥공'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닥공의 실체는 답답함 그 자체였다. 선수들이 감독에게 무엇을 지시받았는지 경기를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3초이상 공을 갖고 있지 마라'


이 무식한 전술은 일단 보이는 선수에게 패스 한뒤 죽어라 뛰어다니는 축구였다. 적어도 돌강희는 수비를 무너뜨린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보인다. 닥공의 백미(?)는 수비수가 빼곡한데도 들어가지도 않는 슛을 마구 날리는 것이었다. 그게 닥공의 실체였다. 이른바 머리를 쓰지 않는 몸빵축구. 오래전 한국축구를 보는 느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무식하기 짝이없는 감독이 대표팀 자리에 앉았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최강희는 자신의 목표를 겨우 달성하고 처량한 모습으로 물러난다.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된 후 차기 감독으로 떠오른 것은 귀네슈와 홍명보였다. 아니나다를까 예상대로 홍명보가 선택되었다. 인맥축구가 정상궤도에 오름과 동시에 한국축구의 확실한 몰락이 결정된 순간이었다.


그 이후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협회는 감독을 잘라야 될 때 자르지 않고 지켜야 할 때 지키지 않았다. 최악이지만 모든 것은 축구협회의 이익에 맞춰 계산된 선택이었고 그들만의 리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협회와 홍명보의 이해관계는 죽이 잘맞기 때문이다. 홍명보 재신임은 협회의 또 하나의 도박이다. 그에게 마지막 찬스를 준 것이고 만에 하나 이것이 성공한다면 협회는 홍명보에게 더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월드컵을 향한 축구협회의 기만은 다시 시작되었다.

Posted by 아리스토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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