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본의 인기 유투브 채널인 KAZUYA채널에 올라온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KAZUYA채널은 동명의 젊은 일본인 남성이 하루에 3분여남짓의 짧은 영상으로 간단하게 정치/시사 뉴스를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하여 소개하는 곳이다.


쉽게 말하면 '인터넷의 젋은 보수 논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을 보면 최근 분위기와 맞물려 한국을 우회적으로 비꼬거나 조롱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보수적인 성향답게 사실에 입각한 이른바 '정론'을 관철시키는 성격을 가진것으로 보인다. (정치성향과 정론에 관한 논의는 향후에 포스팅하도록하겠다.)


여기까지는 관련없는 내용이다.




오늘의 주제는 일본의 유투브 채널도 아니고 패기넘치는 젊고 보수적인 남성도 아니다.


위 영상에서 다루는 주제는 어느 한국인이 일본의 시코쿠라는 지역에 무려 4천장의 스티커를 마구 붙여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알기전에 우선 시코쿠 오헨로(四国遍路)에 대해서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시코쿠팔십팔개소(四国八十八箇所)란, 일본 시코쿠 지역에 있는 88개소의 쿠카이(옛 일본 스님)와 연이 있는 찰소(사찰 순례자가 참배의 표시로 패를 받는 곳)의 총칭. 시코쿠 88개소를 순배하는 것을 시코쿠 헨로(四国遍路)라고 한다.[각주:1]


쉽게 말하자면 불교식 수행의 일종으로 일본의 시코쿠라는 지역에 있는 88곳을 순례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기사를 찾아보니 한국인이 붙였다는 스티커는 이미 작년 5월에 모두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각주:2]


최근 이 사건이 화제가 된 이유는 아래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인을 배척하는 문구가 시코쿠 각지에서 발견되어 차별적인 행위로 받아들여졌기때문이다.


▲ '소중한 순례길'을 조선인의 손으로부터 지켜냅시다. "최근, 예의없는 조선인들이 기분나쁜 스티커를 시코쿠 전역에 붙이고 다닙니다." '일본의 순례길'을 지키기 위해 발견즉시 떼어냅시다. (일본의 순례길을 지키는 모임)


여기서 조선인이란 조선인(사실상 무국적), 한국인, 북한인을 통틀어 말하며 주로 비하하는 의미로 쓰인다.


문구의 내용은 분명 차별문제로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일본의 지자체와 유력 언론들은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 비판적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구가 붙은 걸까. 한국인이 각지에 붙여놓았다는 스티커를 보자.


 

▲ 한글로 "동행2인 Korea, 동행이인이 헨로미치 오헨로분들을 응원합니다."라고 적혀있다.


이 사진을 처음 본 감상을 말하자면 "왜 한국어로 적었나?"이다.


그림이 그려져있긴 하지만 문구는 전부 한국어로 적혀 있어 외국인 배려가 아닌 한국인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또 다른 스티커에는 일본어로도 적혀있지만 내용은 위와 동일하다.


이를 주도한 사람은 38세의 한국인 여성 최씨로, 88개소를 4회이상 순회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외국인 최초의 '공인선달[각주:3]'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씨는 일본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코쿠에 가보면 일본인의 마음이 보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곳을 모르는 한국인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아와 교류하며 서로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서 매년 열심히 순례에 참가했습니다. 4년간의 활동이 물거품이 된것 같아서 매우 가슴아픕니다."[각주:4]


"많은 분들께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각주:5]


한글 스티커에 대해서는 경관을 훼손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무허가 장소인 전봇대, 반사경에도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무허가로 붙인 것에 대해 "다른 스티커도 붙여있길래 괜찮은 줄 알았다"고 말했다.[각주:6]


이 사건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 사진속에 보이는 주소로 들어가보았다. 위 주소 중 한 곳은 이미 폐쇄된 상태이며, 까페주소는 열려있었다.


까페운영자와 홈페이지 주소가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사건 당사자와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최씨는 11일, 까페 공지사항에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각주:7]


결론을 말하자면 아주 이기적이고 역겨운 내용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비공개 글을 무단으로 전재 할 수는 없으니 다음과 같이 요약해본다.


자신은 많이 힘들지만 주위사람들의 격려와 위로가 힘이 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지인들이 자신을 감싸주고 일본의 뉴스도 전혀 자신을 비난하지 않아 고맙고 이런 일본인이 대단하다.


순례에 가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가기로 했다. 가지 않으면 벽보를 붙인 놈의 의도대로 되는 셈이다. 자신을 걱정하기보다는 응원해달라. 내 일본친구들이 내 편에 서주니 내가 옳다.


하지만 자신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의 댓글에 대해서는 분통이 터지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 댓글에 자신만만하게 당신은 이러쿵 저러쿵 할 자격이 아니라며 "그럴꺼면 비용을 내놔라. 내가 당신 종이냐"라는 말까지 서슴치 않았다.


그 댓글은 누군가를 도발하기 위해 비꼬거나 조롱하는 뉘앙스도 전혀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더구나 자신을 비판할 목적으로 까페에 가입하는 것을 두고보지 않겠다는 으름장까지 내놓는 당당함까지 내비췄다.


그녀는 알고 있을까? 공지사항은 해당 까페에 가입하지 않으면 볼 수 없도록 설정되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가입을 해야만 한다.


일본인의 비판적인 의식은 존중하면서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허용치 않겠다는 것이다.


내가 볼때 최씨의 주장은 "문제가 되었지만 나와는 관련없다. 오로지 차별적인 스티커를 붙인 자들이 나쁘다. 그들을 조지면 모든게 해결된다."는 식이다. 친목인의 한계가 낱낱이 드러난다.


저 글을 읽는 내내 최씨는 피해자로 둔갑해 있었으며 더 충격적인 것은 사과는 자신의 까페회원을 향한 한마디뿐이고 그 외에 일본인을 향한 사과는 없었다. 일본인이 없는 까페라서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걸까?


의도가 좋으면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뻔뻔함. 본래 사람이란 뼈저린 반성보다 달콤한 위로에 약한 법이다.


4월 11일 도쿄신문 인터넷 기사의 '사과발언'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자기반성이 없는 한국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양식없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도 개탄스럽다. 하물며 일본을 여러차례 방문하고 일본인과 직접 교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의 자성하는 모습은 전혀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이 뭐라 말하기도 힘든 수준이다.


최씨의 이런 행태에서 나는 한국인 특유의 이분법적 논리, 자기정당화, 에고이즘, 책임회피/전가 등을 볼 수 있었다.


애초에 2012년 이후 한일관계는 극도로 냉각되기 시작됐고 이런 행동을 하기전에 문제가 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그렇다면 내 생각은 어떠냐 물어보는 사람도 있을테니 밝혀둔다.


나 역시 굳이 조선인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차별문구를 이곳 저곳에 붙여두는 행위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분노하는 이유는 한가지가 아니다. 현재 일본인들은 굳이 우익이 아니더라도 한국인의 이미지는 역대최악이며 그 원인은 한국인 자신에게 있다는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문제의 소지가 되는 일은 해서 안되는 것이다. 만약 중국어로 된 스티커가 4천장이나 이곳 저곳에 붙여져 있으면 한국에서도 중국에 대한 반발심은 당연히 생기게 마련이다.


일본인은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을때 항상 자기와 연결시켜서 생각하는 의식이 있다. 그리고 그 문제에 자신이 얽혀있다면 더 깊게 반성하고 다시 그런 일이 없도록 반성한다. 그것이 바로 일본인 특유의 '메이와쿠' 문화를 낳는다. 하지만 최씨는 자신이 한 짓이 크게 민폐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과 일본사회를 존중한다는 개념보다 '나 자신'이 우선되기때문이다.


이 글을 보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 주기를 바란다. 참고로 나는 내 블로그의 공지사항에 나와있는 최소한의 기준만 충족시킨다면 블로그에 댓글다는 것을 막지 않는다.


...잠깐만,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라고?

Posted by 아리스토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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